가락시장 판매원표 정정, 농산물 경락값 후려치기 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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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525회 작성일 20-10-26 18:44본문
가락시장 판매원표 정정 ‘하루 1000건’ 넘어
정정건수 지난해 35만 ‘훌쩍’ 25%는 법인·중도매인 실수 탓
고친 뒤 대부분 경락값 떨어져 출하자 피해…경매 신뢰도 하락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상장거래 후 판매원표를 정정한 건수가 하루 1000건이 넘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판매원표가 정정된 농산물은 대부분 정정 이전보다 경락값이 하락해 출하농민 피해와 함께 경매제도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지난해 가락시장 청과부류 거래실태를 분석한 결과 상장거래 이후 판매원표 정정건수가 35만3647건으로 조사됐다고 최근 밝혔다. 이는 지난해 전체 거래건수(1053만3250건)의 3.3%를 차지한다. 거래일 기준으로는 하루 평균 1148건에 달한다.
가격과 낙찰자 등이 적힌 판매원표는 아주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수정할 수 있도록 규정됐음에도 엄청난 건수를 일상적으로 정정해왔던 셈이다.
특히 전체 정정건수의 25%(8만8373건)가 경매진행 착오, 기록 오기, 중도매인 착오 등 경매사나 중도매인의 실수로 수정돼 거래 공정성과 투명성을 떨어뜨리는 빌미가 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중도매인들이 낙찰받은 농산물을 판매하면서 이득을 남기기 어려울 때 판매원표 정정으로 경락값을 낮추는 사례가 일상화돼 있다는 주장마저 나온다.
한 시장 관계자는 “솔직히 말해 대부분의 판매원표 정정은 경매 후 경락값을 낮추는 방법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판매원표 정정의 핵심 사유인 속박이, 부패·변질, 등급·선별 불량, 중량·수량 부족 등으로 정정된 건수는 3만4330건으로 전체의 9.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광형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경매가 끝난 뒤에 ‘생각보다 품위가 안 좋다’란 이유를 들면서 경매사를 통해 판매원표 정정을 요구하는 중도매인이 많다”며 “다음번 경매 때 중도매인들이 경락값을 낮게 매길까봐 대부분 출하자들은 거부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박현진 기자 ji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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