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정보광장

Home > 농업정보광장 > 영농기술정보

영농기술정보

긴 장마로 건고추 생산 비상…값 좋아도 ‘한숨’

  • 관리자 (nhgosam)
  • 2020-08-21 19:21:11
  • 61.101.121.131
00290563_P_0.eps
경북 안동에서 고추농사를 짓는 송재훈씨가 탄저병 곰팡이에 감염된 고추를 보여주고 있다. 안동=김병진 기자

일조량 부족 탓에 숙기 지연 탄저병·무름병 발생 증가

주산지마다 “이런 적 처음”

도매가격·직거래 시세 껑충 향후 전망 엇갈려…날씨 변수


장기간 이어진 장마로 건고추 생산에 비상이 걸렸다. 탄저병·무름병 등 병해 발생이 크게 늘어난 데다 수확시기가 지연돼 생산량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고추값은 강세를 보이지만 생산량이 크게 줄어 시름에 잠긴 농가가 많다.


◆긴 장마로 수해·병해 늘어…고추 생산 ‘빨간불’=대표적인 고추 주산지인 경북 안동시 풍산읍. 고추밭마다 이제서야 첫물 수확을 시작한 모습이었다. 7월말부터 비가 끊임없이 내리면서 일조량 부족으로 숙기가 지연돼 수확시기가 예년보다 10일 이상 늦어졌다고 농가들이 한목소리를 냈다.

8600여㎡(약 2600평) 규모로 고추농사를 짓는 송재훈씨(49)는 “진즉 고추가 빨갛게 익었어야 하는데 (숙기가 늦어져) 12일에서야 첫물 수확을 시작했다”며 “비가 오는 도중에도 방제를 계속했지만 빗물에 약제가 씻겼는지 각종 병해가 발생해 수확량이 확 줄어들 것 같다”고 탄식했다.

이는 농가들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경북도농업기술원 영양고추연구소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경북 전체 고추 생산량이 지난해 대비 최소 10%, 최대 15~2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오훈 영양고추연구소 연구원은 “논에 심은 고추는 대부분 침수 피해를 봤고, 밭에 심은 고추도 오랜 기간 비가 내리면서 뿌리활력이 약해져 줄기가 쓰러지거나 열매가 떨어진 경우가 많다”며 “제때 방제하지 못해 탄저병이나 각종 세균병이 많이 생겨난 점이 생산량 감소에 영향을 줄 것 같다”고 분석했다.

경북 이외의 다른 고추 주산지도 비슷한 상황이다.

충북 괴산에서 3300여㎡(1000평) 규모로 고추를 재배하는 이현범씨(42)는 “고추를 계속 따줘야 다시 고추가 열리는데 수확이 지연되면서 현재 꽃이 피지 않고 있다”며 “보통 다섯물까지 수확했는데 올해는 세물밖에 못할 것 같다”고 속상해했다.

일부 주산지에서는 ‘이런 적은 처음’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전북 고창의 이균영씨(63)는 침수와 병해로 인해 1만9800여㎡(약 6000평) 가운데 약 6611㎡(약 2000평)의 농사를 망쳤다고 하소연했다.

이씨는 “40여일 동안 햇볕이 제대로 든 날은 하루뿐이고 계속 흐리거나 비가 내려 일조량이 너무 부족했다”며 “43년째 고추농사를 짓는데 이런 적은 처음인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물량 감소에 도매가격 ‘들썩’=생산량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도매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농산물유통정보(KAMIS·카미스)에 따르면 18일 화건(건고추) 30㎏ 상품의 중도매인 평균 판매가격은 68만1000원이다. 이는 600g(한근)당 1만3620원으로 평년 대비 62.8% 높은 가격이다.

온라인을 통한 직거래도 시세가 높게 형성되고 있다. 주요 온라인 쇼핑몰을 분석한 결과 화건 600g 상품은 2만~2만5000원에 거래되는 게 대부분이다.

홍고추도 출하량 감소와 함께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달 1~19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 반입된 홍고추 물량은 297t으로, 755t이던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 수준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홍고추 10㎏ 상품 한상자당 평균 경락값은 4만8903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시기 평균 경락값이 2만8134원인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동기 대비 74%가량 올랐다.


◆가격 강세 유지할 듯…향후 작황이 변수=산지공판장에서는 고추값이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데 거의 이견이 없다. 다만 가격 상승폭이나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다소 전망이 엇갈린다.

조연수 서안동농협 농산물공판장 경매사는 “지난해에 비해서는 부족하지만 반입량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면서 “9월말까지 화건 반입량이 6만~7만근씩이라도 꾸준히 들어온다면 가격이 더이상 급등하지 않고 1만원대 초반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에 중도매인 김한수씨는 “4일 만에 장이 열려 반입량이 증가한 18일에도 경락값이 올랐다”며 “올해 전체 생산량이 지난해 절반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 가격이 내려가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향후 날씨가 변수라는 목소리도 높다. 화창한 날씨가 유지된다면 8월말 이후 생산량이 현재 예상보다 늘어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중도매인 박종선씨는 “초반에 생산량 감소로 가격이 오르다가 후반 작황이 좋아 하락한 해도 있었다”면서 “생산량이 예년보다 감소하는 건 분명하지만 그 정도가 얼마만큼인지는 현재로선 장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안동=윤슬기 기자 sgyoon@nongmin.com

게시글 공유 URL복사
댓글작성

열기 닫기

댓글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