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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 사용 규제 없고 화환 규정 미비…꽃 소비 위축 부작용

  • 관리자 (nhgosam)
  • 2020-10-28 18:4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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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사용 화환 표시제’가 생화에만 적용되면서 최근 축하 화환의 조화(플라스틱꽃) 사용 비율이 80%를 넘어섰고, 근조 화환 역시 조화 국화와 수입 국화 사용량이 늘고 있다.

[농민신문·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 공동기획] 꽃 소비문화를 바꾸자 (중)화훼산업법 이대로 좋은가

저가 화환 수지타산 맞추려 조화·수입꽃 활용 행태 증가

규제 없어 ‘100% 조화’도 등장

화환 법률적 정의 필요 목소리 조화 비율 높으면 ‘공산품’

부가가치세 대상 명확히 해야

꽃 원산지 정보 제공 주장도 

 

화훼산업이 침체일로를 걸으면서 화훼업계는 8월 시행된 ‘화훼산업 발전 및 화훼문화 진흥에 관한 법률(화훼산업법)’을 반겼다. 화환 위주의 소비구조에서 벗어나 활력을 찾을 수 있는 기회라고 여겼다. 특히 재사용 화환 표시제는 소비자 알 권리 보장, 화환 유통질서 개선,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조화(造花·플라스틱꽃) 사용 급증, 화환에 대한 명확한 규정 미비로 인한 혼란 등 부작용과 여전히 미완으로 남는 과제 또한 적지 않다.



화훼업계가 ‘재사용 화환 표시제’ 등이 담긴 화훼산업법 시행을 반긴 건 그동안은 법원이 무죄를 선고해 ‘면죄부’를 줘온 화환 재사용 유통업자들을 제재할 법적 근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최성환 부경원예농협 조합장은 “화환 재사용에 대한 법원의 무죄 판결 이후 화훼업계나 사법당국이 재탕 화환에 대응을 못했지만, 이젠 법이 만들어져 처벌 규정이 생겼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화환 재사용이 크게 줄면서 꽃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졌다. 부산에서 화훼농사를 짓는 박모씨(54·강서구)는 “결혼식이나 장례식 등 지인의 경조사에 ‘재사용 화환’이라는 스티커가 붙은 꽃을 보내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꽃을 재활용하지 않으면 그만큼 생화 소비가 늘어나지 않겠냐”고 말했다.

소비자의 알 권리 차원에서도 긍정적인 입장이다. 그동안 소비자는 이미 사용한 꽃을 재활용해 만든 화환인지, 새 꽃으로 만든 화환인지를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윤정씨(48·경남 창원)는 “일반적으로 화환은 생화로 만들고 새 꽃을 꽂는다고 생각한다”면서 “소비자에게 새 꽃을 썼는지, 헌 꽃을 썼는지 정보를 제공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결혼식 행사가 끝난 뒤 화환 수거업자들이 축하 화환을 수거해 화물차에 싣고 있다.


◆생화만 규제…조화 사용 급증=꽃을 재사용할 경우 반드시 표시하도록 하자 엉뚱한 곳에서 부작용이 나타났다. 재사용이 줄어들면서 부족해진 양을 생화가 아닌 조화나 수입꽃이 채우기 시작한 것이다. 울산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재사용 화환 규제가 ‘생화’에만 적용되다보니 화환에 조화 사용량이 부쩍 늘었고, 심지어 조화만 100% 꽂은 축하 화환도 등장했다”면서 “화훼농가를 살리고 화환 유통 구조를 바로잡기 위해 만들어진 법인데, 조화에 대한 규제가 없어 오히려 화훼 소비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화환 제작업자들이 저가 화환의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 조화와 값싼 수입꽃 사용량을 늘린다는 얘기다.

꽃을 재활용해온 업자들도 재사용 화환 표시제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새 꽃만 사용해서는 4만9000원, 5만9000원짜리 화환은 도저히 만들 수 없다”며 “가격에 맞추려면 꽃을 재사용하거나 조화를 써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기 전에는 고가 화환도 팔렸지만 지금은 10만원 이하의 화환을 주로 찾는다”면서 “새 꽃을 사용하면 화환 가격이 올라가는데, 저가 화환이 이미 시장을 장악해 가격을 올리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화환’에 대한 정의 없어…화훼산업법 보완해야=법은 있지만 그 안에 ‘화환’에 대한 정의가 없어 이에 대한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잇따른다.

변태안 경남 마창국화수출농단 대표는 “화훼산업법에 재사용 화환 표시 의무는 있지만 ‘화환’이 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다”면서 “화환의 법률적 정의가 필요하고, 생화 화환과 조화 화환을 어느 정도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화훼업계의 의견은 화환은 생화를 사용해 만든 것으로, 그 원형을 해치지 않는 범위여야 한다는 것이다. 조화 사용률이 20% 이상인 화환은 원형을 해친 것으로, 화환 본래의 의미를 잃었다고 본다. 그래서 법에 ‘화환, 재사용 화환, 조화 화환(종이로 만든 꽃이 들어간 화환 포함)’을 명확히 규정하고, 조화는 국내에서 생산한 농산물(면세 대상)이 아닌 공산품이므로 ‘부가가치세’ 대상임을 정확히 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즉, 수입꽃이나 조화를 사용하는 화환 제작업자는 정당하게 세금을 내고 판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재사용 화환 표시만 할 게 아니라 ‘화환 정보 표시제’를 도입해 꽃의 원산지 정보도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양성배 경남절화연구회 부회장은 “원산지를 표시해야 하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서 “소비자에게 알 권리를 제공하고 화환유통의 투명성, 국내 화훼 소비 활성화를 위해 화환 표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성해 한국화훼농협 조합장은 “침체된 화훼산업을 살리고 꽃 소비를 늘리려면 결국 화훼문화를 바꿔가야 한다”면서 “법에 명시된 화훼문화진흥 전담기관을 이른 시일 안에 지정해 꽃 소비를 생활화하고 소비문화가 일상 속으로 파고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창원·김해·부산·울산=노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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