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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조사엔 신화환 보내고…생활 속 꽃 즐기는 문화 만들어야”

  • 관리자 (nhgosam)
  • 2020-11-04 18:3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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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열린 한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이 행사가 끝난 후 꽃바구니 화환과 작은 꽃다발을 나눠 가지며 기뻐하고 있다. 3단 화환과 달리 신화환은 생화로 만들어 찾아온 손님들에게 선물로 나눠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농민신문·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 공동기획] 꽃 소비문화를 바꾸자 (하)올바른 꽃 문화 정착하려면
 

꽃바구니 형태로 만든 신화환 예식 후엔 꽃 가져가도 돼 인기

장례식장 신화환만 반입 허용 화훼농가 살리고 환경도 지켜

‘꽃은 비싸다’ 인식 안 들게 가격표 붙여 거리감 줄여야

외국처럼 마트·편의점 등 소비처 다변화도 필요

 

화훼업계는 ‘화훼산업 발전 및 화훼문화 진흥에 관한 법(화훼산업법)’ 시행을 계기로 화환 재사용을 막고 신화환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바꿔 꽃 소비를 늘려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이에 예식장에 꽃바구니와 작은 꽃다발 형태의 화환을 선보여 행사가 끝나면 참석자들이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장례식장에는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조화(플라스틱꽃) 화환 대신 생화로 만든 화환 반입만 허용해달라고 요청 중이다.

이제 더이상 특별한 날만이 아닌 언제 어디서나 생활 속에서 꽃과 함께할 수 있는 문화를 정착시켜 나가는 게 화훼업계의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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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시립상복공원은 꽃바구니 형태의 신화환만 받고 있다.


◆주고받는 기쁨 함께 나눠=“생화로 꽂은 꽃바구니 화환은 처음 봤어요. 행사 후 나눠준다니 정말 좋네요.”

10월25일 일요일 오후 12시30분 부산 목화웨딩컨벤션. 예식장을 찾은 하객들의 눈길이 신화환(조화를 쓰지 않고 생화만 사용한 화환)에 쏠렸다. 손님을 맞이하던 신랑 측 혼주 신복자씨가 “예식이 끝난 후 꽃바구니와 작은 꽃다발로 된 화환을 가져가도 된다”고 알려줬다. 하객들은 마음에 드는 화환에 눈도장을 찍기 바빴다.

결혼식에 들어온 화환 12개 중 신화환은 6개. 조화 일색인 기존 3단 화환과 달리 꽃바구니 화환과 9개의 작은 꽃다발이 꽂혀 있는 나눔형 화환을 본 하객들은 반겼다.

대구에서 온 권옥자씨는 “혼례를 축하하러 왔다가 꽃을 선물로 받아가 기분이 좋다”면서 “우리 아이들 결혼식 때도 신화환을 받아 나눠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지영씨(부산 사하구)는 “꽃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행복할 것”이라며 “기존 3단 화환은 조화가 많고 지나치게 커 실용성이 떨어지는 데다 폐기물도 많이 생겼지만, 생화로 만든 신화환은 친구·가족끼리 선물용으로 재활용할 수 있어 금상첨화”라고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결혼식이 끝나기가 무섭게 하객들은 신화환으로 몰렸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꽃바구니를 챙긴 하객들은 선물에 당첨된 듯 얼굴 가득 함박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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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락공원 장례식장이 반입을 허용하는 신화환.

◆“환경도 지키고 농가도 돕고”=부산 영락공원 장례식장은 3단 화환 반입을 금지하고 신화환만 받은 지 7년이 넘었다. 꽃 재사용을 막아 화훼농가를 돕고 후손에게 건강한 자연환경을 물려주기 위한 조처였다. 영락공원은 장례식이 끝나면 화환이 재사용되지 않도록 파쇄해 공원의 퇴비로 활용하고 있다.

경남 창원시립상복공원과 마산의료원 장례식장도 꽃바구니 형태의 신화환만 반입을 허용하고 있다. 창원시립상복공원은 ‘환경수도 창원’이라는 시 슬로건에 맞게 3단 조화 화환과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또 영락공원처럼 화환을 파쇄해 퇴비로 활용한다. 마산의료원 장례식장은 지난해부터 빈소가 비워지면 들어온 화환에 모두 락카칠을 해 수거업체가 꽃을 재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세종 은하수공원도 2018년 10월부터 3단 화환 대신 신화환만 받고 있다.

장은미 은하수공원 대외협력 담당자는 “3단 화환 반입문제를 놓고 고민하던 중 농림축산식품부의 화환파쇄기 보급이 좋은 기회가 됐다”면서 “반입된 꽃은 파쇄한 후 쓰레기봉투에 담아 처리한다”고 말했다.

황일규 부산경남화훼생산자연합회장은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장례식장과 예식장은 꽃 소비와 환경보호를 위해 선도적으로 생화 반입을 의무화하고, 신화환대와 화환파쇄기로 화환 반출을 막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꽃, 생활 속에서 가까이해야=“기념일에만 사는 것을 넘어 이제 생활 속에서 꽃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해요.”

부산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최경옥 전국화훼상생연합회 부회장은 “정서적인 안정감과 위로를 주는 꽃의 가치엔 모두가 공감한다”면서 “경조사용 선물이 아니라 내가 좋아서, 나를 위해서 구매하는 소비 행태가 늘어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꽃 소비의 생활화를 위해서는 꽃은 비싸다는 소비자 인식이 바뀌어야 하고 집 주변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어야 한다. 김완순 서울시립대학교 환경원예학과 교수는 “최근 꽃을 정기적으로 배달해주는 구독문화가 확대되면서 개인 꽃 소비가 늘고 있고, 이런 추세는 앞으로 더 확산할 것”이라며 “외국처럼 마트나 편의점 등에서 꽃을 살 수 있도록 소비처를 다변화하고 꽃에 가격표를 붙여 소비자가 원하는 만큼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부합하는 대표적인 꽃집이 스노우폭스플라워(대표 김아영)다. 서울에 13개 매장을 운영하는 스노우폭스플라워는 접근하기 쉬운 곳에 있고, 판매하는 모든 상품에 가격을 붙여 소비자가 꽃을 살 때 갖는 심리적인 거리감을 줄였다. 원하는 꽃을 가격에 맞게 고르기 좋고 포장 역시 원치 않으면 뺄 수 있어 합리적인 소비를 유도하고 있다.

김 교수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반려식물에 대한 수요도 느는 추세”라면서 “베란다가 없는 아파트 등에서 꽃화분을 공중에 걸어놓고 즐기는 ‘행잉(Hanging) 식물’ 문화 역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산·창원·김해·세종=노현숙 기자 rhsook@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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